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1월 7일)을 맞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러시아군에게 '36시간 휴전'을 명령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서 일시적으로라도 휴전을 공식 명령하기는 처음입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36시간 동안 러시아군에게 "모든 전선에서 발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총대주교가 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신도들이 예배를 볼 수 있게 휴전을 요청 한데 따른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독실한 러시아 정교회 신자로 종교를 자신의 통치 기반으로 삼아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을 기념해 러시아군 대성당(2020년 6월 완공)을 건설하고 종군 성직자를 두는 등 군의 충청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도 정교회의 권위를 이용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이란?
정교회는 16세기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제정한 '그레고리력'이 아닌 고대 로마 황제 율리우스카이사르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을 따르기 때문에 성탄절이 13일 늦습니다. 러시아의 '10월 혁명'도 실제로는 1917년 11월 7일에 일어났지만 율리우스력에 따라 10월 혁명으로 불립니다.
율리우스력
율리우스력은 고대 로마 공화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로마력을 개정하여 기원전 46년에 제정, 기원전 45년부터 로마의 달력으로서 시행한 역법으로, 인류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쓰인 양력(태양력)이다. 이는 로마가 쇠토한 이후에도 유렵 각죽의 표준적인 역법으로 사용되다가,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수정한 그레고리력이 제정된 후 수백년에 걸쳐 점차 사장되었다.
현재 쓰이는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의 오차는 13일로, 1900년부터 2099년까지는 그레고리력 날짜에서 13일을 빼면 율리우스력의 날짜를 계산할 수 있다.
율리우스력 사용 지역
오늘날 공식적으로 율리우스력을 표준 달력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없다고 합니다. 과거 그레고리력 제정이 카톨릭의 주도에 따른 것이라는 데에 대한 반감 때문에 개신교와 정교회를 믿는 지역에서는 한동안 율리우스력을 유지했으나, 오차 문제로 폐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독일, 잉글랜드, 미국은 18세기에 그레고기력을 받아들였고, 정교회권에서는 20세기까지 율리우스력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튀르기예는 1918년까지, 그리스에서는 1923년까지 공식적으로 율리우스력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는 달력은 그레고리력을 사용해도 성탄절 같은 종교적 명절은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양력을 사용해도 명절은 음력인 것과 비슷합니다.
정교회 가운데 예루살렘,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조지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의 교회들은 로마 제국 이래로 율리우스력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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